본문 바로가기

Medicine

문제풀이는 해설을 읽는것이 아니다.

서론

문제를 푸는것은 괴롭다. 모르는것은 싫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를 틀린다는것을 일종의 실패이다. 자아의 부정이고, 자존심의 상처이다.

물론 흔적이 남지 않는 상처이지만, 상처인것은 같다.

 

따라서 이걸 방지하기 위해 처음 공부하는 사람들은, 책을 먼저 읽거나, 인강을 듣고 내용을 알고난뒤에 문제를 풀려고 한다.

 

나도 많은 시험을 칠때마다 문제를 풀기 전 인강을 듣는데 수개월을 쓰곤 했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비효율적인 공부방식이다. 이유는 크게 2가지다.

  1. 공부를 하고 난뒤에 문제를 풀때쯤에는 공부한것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2. 공부를 할때, 문제에 나오는것만 아는것이 아니다. 문제에 나오지 않는 부분도 공부하기에 비효율적이다.

따라서 나는 아무리 생소한 과목이라도, 문제부터 보는것이 우선라고 생각한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다면, 해설을 읽고, 답을 이해할수있는지 확인하는것이 좋다.

해설을 읽고 이해할수없다면 기본서, 그래도 안되면 그때 강의를 듣는것이 좋다.

이 글에서 나는 내가 경험하면서 터득한 공부 flow에 대해서 적어보겠다.

또한 이윤규변호사의 공부법 유튜브를 보면서 얻은 아이디어들을 적용해 보았다.

 

문제 푸는 이유

공부법을 연구한 논문들에 의하면, active recall=능동적 회상=문제풀이 가 passive recall=수동적 회상=책읽기 보다 기억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문제가 책보다 우선되어야하는 이유중 하나이다.

 

하지만 여기서 진정한 '문제'가 발생한다. 공부를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문제를 푼단말인가?

따라서 어느정도의 방법론이 필요하다.

문제는 2가지 용도로 쓰일수 있다.

  1. 입력: 새로운 지식을 배운다.
  2. 출력: 오래된 지식을 기억한다.

입력을 할때에는 과목별 (categorical)로 정리된 문제를 푸는것이 좋고, 출력을 연습할때에는 뒤섞인(mixed) 된 문제를 푸는것이 좋다.

 

방법론

이 글에서는 입력 단계에서 대해서 적어보겠다.

 

공부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입력을 하는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대충 보는것이 중요하다. 100% 이해 못하더라도, 한 60%만 이해하고, 익숙해지는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그리고 반복을 통해서 80%, 100% 까지 올리는것이다.

처음에 문제를 볼때에 유의해야할점은 다음과 같다.

  1.  필요없는 내용을 버린다: 기본서와 문제를 같이 보고, 문제에 나오지 않는 부분을 제끼면서 체크를 해준다.

  2.  필요한 내용을 구조화한다: 이것은 문제의 답만 체크하는것이 아닌, 출제자의 의도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윤규변호사의 구조화 독서법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내용을 구조화하는것에 대해서 내가 조금 익숙한 의학의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출제자가 문제를 만드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1. 출제자는 하나의 학습목표를 가지고 문제를 만든다. 예를 들어서 심부전을 진단하는법이라는 목표가 있다면 그 답을 정한다. 

2. 답을 정했다면 그에 따른 지문을 만든다.

3. 답과 헷갈릴 수 있는 오답을 만들고, 그 오답이 안되는 이유를 지문에 추가한다. 

 

문제를 푸는것은 이런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다른 오답이 왜 안되는지를 지문에서 찾아내는 과정이 있어야한다.

단순히 정답만 맞추고 넘어가거나, 오답의 해설만 읽고 넘어가는것은 온전히 그 내용을 소화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렇게 완성된 지문은 환자의 임상상황에서 시작한다.

하나의 병에 대해서 병태생리, 진단, 치료 까지 이어지는 진료 과정을 물어보는것이다.

이중 수험생의 수준에 따라서 묻는 단계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서 기초의학을 공부하는 본과 1학년 수준이라면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병의 병태생리를 묻지만, 임상의학을 공부하는 본과 2학년은 병의 진단에 대해서 물을것이고, 실제임상을 접한 전공의 시험에서는 치료에 대해서 물을것이다.

 

결국 이 모든 문제는 호흡곤란의 병태생리, 진단, 치료라는 하나의 diagnostic pathway를 알고 있어야 비로소 온전하게 풀수있는것이다.

 

따라서 문제를 풀고, 답과 해설을 읽는것으로 끝나는것이 아니라, 이 문제는 diagnostic pathway의 어느쯤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런 diagnostic pathway를 하나씩 모아서 결국 한권의 책으로 만드는것이 입력과정이다.

 

결론

어쨋든, 정리하자면 공부를 시작할때

  1. 문제 해설 읽기
  2. 기본서 또는 인강듣기

이런 순서로 하는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이것을 reverse learning 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