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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없는 공부는 하지 않는다.

나는 인간의 뇌가 본래 텅 빈 조그만 다락방 같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가구를 골라 그 안을 채워야 하는 겁니다. 조그만 다락방의 벽들이 신축성이 있어서 한없이 늘어날 거라는 건 오산입니다.

- 셜록 홈스

 

 

 

정리의 시작은 버리기다. 버리기를 먼저 끝내야 비로소 정리를 할 수 있다.

어떤 성격이든 정리는 버리기가 관건이다.

- 곤도 마리에, 정리의 마법

 

 

 

공부를 한다는 것은 기억을 정리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방을 정리하든, 기억을 정리하든, 첫 번째 단계는 똑같습니다. 필요 없는 것을 버리는 것이죠.

이 단계를 건너뛰고 정리부터 시작하면, 나중에 가서 일을 두 번 하게 되고, 최악의 상황에는 정리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공부를 하기 전 무엇을 버릴까 정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 글에서는 공부를 시작하기 전 버려야 할 두 가지, 공부시간과 공부량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시간에 관하여

개인적인 경험을 말하자면, 전 시험기간이라는 개념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즉, 개학이 곧 시험기간이었습니다.

전 공부시간이 길면 길수록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시험을 쳐보면, 몇 주 동안 집중적으로 공부한 동기들이 저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일찍 공부를 시작하면, 처음에는 여유로운 생각에 하는 둥 마는 둥 하게 됩니다. 동기들보다 먼저 시작했으니까 앞서 나간다는 생각에 폰을 보고, 잡담을 나누기 바쁘죠.

 

 

 

하지만 대충 하는 공부라도 뇌는 피로감을 느끼므로, 시험날짜에 가까워질수록 집중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결국 집중력이 최악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시험장에 들어가게 되고, 눈물에 젖은 성적표를 받게 됩니다.

 

 

 

반면에 동기들은, 긴박한 데드라인 덕분에 시험날짜에 가까워지면서 높은 효율의 공부를 하게 됩니다. 결국 최고의 집중력을 가진 상태로 시험장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죠.

 

 

 

저는 몇 차례 시험을 겪으며 제가 비효율적인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공부법이 더 공부하는 시간이 더 많으니까 공부의 본질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며 자위했었습니다. 아주 비참한 합리화였죠.

 

 

 

당연한 이야기지만, 시험성적은 그것을 얼마나 오래 공부했느냐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문제를 맞혔냐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한 문제를 맞히기 위해서 100시간을 공부했듯, 30분을 공부했든 아무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공부를 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공부와 휴식시간을 정해놓고 가능한 짧은 시간 내에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공부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험성적이나, 삶의 질에 있어서도 월등히 좋은 방법입니다.

 

 

 

파킨슨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일은 그것에 할당한 시간만큼 늘어난다는 법칙입니다.

한 과제를 위해 쓰는 시간을 늘릴수록 과제의 질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이 낮아진다는 말이죠.

시험 한 달 전 공부효율과 시험 1시간 전 공부효율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상적으로는 시험 1시간 전의 효율로 공부하는 것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적어도 너무 늘어지게는 잡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시험은 벼락치기로 공부해야 합니다. 즉, 불필요한 공부시간을 최대한 버려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1년이 걸리는 시험이 있다면, 9개월 만에 끝낸다고 마음먹으십시오.

'딱 한 달만 더 있었다면 완벽하게 공부할 수 있을 텐데'

모두가 하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막상 한 달을 더 공부한다고 해도, 더 나아지는 것은 없습니다.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는 시험은 없습니다.

 

 

 

성적은 공부시간이 아니라, 효과적인 공부량에 비례합니다.

 

 

 

공부량에 관하여

저는 책이 시험에 나오는 모든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으면 공부하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시험 치기 전 참고서나 기본서를 있는 대로 사는 것은 필수코스였죠.

하지만 시험에 나오지도 않을 내용을 공부한다고 이것저것 다 공부하다가 보면 정작 중요한 내용은 잊고 맙니다. 

이것이 바로 공부를 하면 할수록 성적이 떨어지는 기적의 공부법입니다.

 

 

 

100점 만점인 시험을 준비하는데, 200점짜리 공부를 하고 있다면 그것 이야말로 자원낭비입니다.

단 1분을 공부하더라도, 시험에 나오는 내용을 공부한다면 성적이 오를 것이고, 100시간을 하더라도 시험에 나오지 않는 공부라면 성적은 제자리일 것입니다.

 

 

 

시험 준비기간이 길수록 성적이 높아지는 것이 아닌 만큼, 공부량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성적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

본인이 합격할 때 필요한 점수만큼 공부하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법입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 버려야 할 내용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을 버려야 할까요? 이 질문의 답은 기출문제에 있습니다.

어디에서 문제가 나왔느냐 만큼, 어디에서 나오지 않느냐도 중요합니다.

 

 

 

만약 책에는 있는데 문제에는 한 번도 나오지 않은 내용이 있다면, 그것은 버릴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부의 순서는, 책- 문제 순이 아니라, 문제- 책 순으로 되어야 합니다.

시험에 나오지 않을 내용을 공부하는 것은 시간낭비입니다.

 

 

 

정리를 할 때, 쓸데없는 물건을 버리고 나서야, 제자리에 물건을 두는 것이 쉬워지듯이,

공부를 할 때도 필요 없는 내용을 완전히 버리고 나서야 알아야 할 내용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Less is more. 공부는 더하는 것이 아니라 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