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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diology

빠르고 정확하게 영상 판독하는 방법: 필요없는 판독은 하지 않는다.

 

To Hideyo Minagi, my first teacher as a Resident, who taught me my most important lessons- to recognize what is real and what is not - and to understand that not everything unusual or abnormal is important. After that, it's all gravy.

 

히데요 미나기 선생님께, 제가 레지던트일 때 첫 번째 교사로서, 실제와 그것이 아닌 것을 구분하는 법을 가르쳐 주시고, 이상하거나 비정상적인 것이 모두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을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이후로는 모든 것이 완벽합니다.

 

- W. Richard Webb. 'Thoracic imaging'

 

 

 

 

 

영상의학과에 입국하고 1년차로 일을 시작하게 되면 봉착하게 되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의 사진을 오래봐야 하느냐, 아니면 여러 사진을 많이 봐야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판독의 질(quality)와 양(quantity)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이 시대(그리고 교수님들)가 원하는 정답은 '정확히, 많이'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연차가 쌓이고, 연수강의를 듣고, 책을 읽어도, 판독의 속도나 정확도가 그다지 높아지지 않습니다. 정확도와 속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는 불가능한 것일까요?

 

 

 

저는 ‘1만시간의 재발견’이라는 책을 읽고, 탁월한 영상의학과 의사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저자 안데르스 에릭슨이 무엇이 평균 수준의 사람과 탁월한 천재들을 구분 짓는 지를 30년 넘게 연구한 결과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빠르고 정확하게 판독하기 위해서는 ‘심적 표상(mental representation)’을 훈련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 심적표상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판독을 더 잘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공부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참고 ) 이 글은 다음 영상 내용을 보고 정리한 것입니다.

https://youtu.be/scdhULJW52M

 

 

 

 

심적표상 (mental representation)

심적표상(mental representation)이란 지식을 뇌에 저장하는 방식의 일종입니다. 좋은 심적표상이란 어떤 일을 하기에 효율적인 방식으로 지식을 쌓아놓은 것을 말합니다. 

 

 

 

'1만 시간의 재발견'에서는 특출 난 능력을 보이는 전문가들은 그들만의 잘 발달된 심적표상 (mental representation)이 있다고 말합니다. 반면, 초심자들은 심적표상이 없거나 빈약합니다.

 

 

 

예를 들어, 뛰어난 체스 선수들은 그저 체스판을 한번 보는 것만으로도 누가 이기고 있고, 다음에 어떤 말을 움직일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빈 체스판을 줬을 때 짧은 시간 동안 본 체스 말들의 위치를 대부분 기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체스 초심자들은 이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체스플레이어들이 가지고 있는 심적표상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는 구체적으로 영상의학과 의사에 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영상의학과 전공의 시절 판독한 영상의 개수는 판독능력과 큰 연관성이 없었습니다. 탁월한 영상의학과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심적표상을 의식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영상의학과 의사의 심적표상

위 참고영상에서 흉부영상의학과 전문의 Dr. Agrawal은 자신이 판독을 할 때 어떤 심적표상을 사용하는지를 설명합니다. 

 

 

 

 

먼저 그는 사진을 보기 전, 환자의 병력을 보고 다음과 같이 머릿속에서 체크리스트를 만들게 됩니다.

 

 

Lung cancer post-op follow up (수술)

 

  1. Recurrence (수술 부위 주위)
  2. Lymph node
  3. Metastasis
  4. Complication



Lung cancer CTx (항암치료)

  1. Tumor
  2. Metastasis
  3. Infection
  4. Drug reaction (ex. drug-induced pneumonitis)



Lung cancer RTx

  1. Primary
  2. Lymph nodes
  3. Metastasis
  4. RT change (ex. radiation pneumonitis)

 

 

이렇게 각 질병마다 무엇을 보아야 할지가 머릿속에 있다면, 중요한 내용을 빼먹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요하지 않은 내용을 신경 쓰지 않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lung cancer follow up 환자에서 mediastinum의 calcified lymph nodes를 유심히 볼 필요는 없습니다. Recurrence를 시사하는 소견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반면, bronchial anthracofibrosis 환자에서는 calcified lymph nodes는 진단에 도움이 되는 소견이므로 중요한 소견이 됩니다.

 

 

 

이렇듯 심적표상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에 대해서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빠르고 정확한 판독을 위해서는 환자의 병력상 어떤 소견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를 빠르게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중요하지 않은 findings을 빠르게 무시하는 것이 중필요합니다. 

 

 

 

 

 

빠르고 정확한 영상 판독을 위한 공부법

심적표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공부방법을 추천합니다.

 

 

1.  각 파트별 가장 흔한 10개의 indication에 대해 공부합니다. Abdomen, neuro, 등 무엇이 되었든 어느 파트이건 10개 정도의 주제가 80% 이상의 내용을 차지하게 됩니다.

 

 

Chest 섹션에서는 lung cancer, metastasis workup, lung nodule, infection, pulmonary emboli, interstitial lung disease 등이 흔한 indication입니다.

 

 

2. 해당하는 주제에 관해서 어떻게 감별진단을 하는지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알고리즘(심적표상)을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책을 순서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판독 시에 필요한 것 위주로 찾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서 교과서의 lung cancer 부분을 읽는다면, 가장 먼저 epidemiology, 그리고 histology 순서로 나오게 됩니다. Lung cancer 챕터에서는 lobectomy, pneumonectomy후 폐가 어떻게 보이는지 설명하지 않습니다. 또한 radiation pneumonitis, drug induced pneumonitis 등의 영상소견은 다른 챕터를 찾아야 나옵니다. 이런 책의 서술 방식은 심적표상을 만드는데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구글에서 특정 질병에 대한 review article을 검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보통 'approach to patient with xxx'라는 제목으로 있는 논문이 좋습니다. 훌륭한 article은 질병에 관한 정보뿐만 아니라 임상적으로 접근하는 심적표상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3. 마지막으로는 판독을 하면서 심적표상을 업데이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에 판독을 할 때는 이런 checklist를 적어놓고 하나의 항목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추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1만 시간의 재발견에서 말하는 의식적인 노력입니다. 

 

 

앞으로 구체적으로 각 과목에서 쓰이는 심적표상에 대해서 글을 적어보겠습니다.